'알 수가 없다'의 韓金山시인 8

새해 福 많이 나누세요~♡

내가 왜 이러지 냉장고 문 열고 무슨 생각인지 도로 닫고 도마 위의 칼을 보고 다시 냉장고 열고 당근 두 뿌리 들고 하시는 말 "내가 왜 이러지." 현관문 열고 나가려다 다시 들어와 식탁 위 그릇 보고 현관문 밖에 다시 나가 햇볕에 말린 행주 들고 들어오며 "내가 왜 이러지." 무슨 일이든 두 번 하고 나서 하시는 할머니의 말 "내가 왜 이러지." 한금산 동시집

♤망초 꽃

망초 꽃 공원 옆 빈터에 한 송이 망초 꽃이 피었더니 너도 나도 경쟁하듯 따라 피었죠 볼품없는 꽃이라라고 눈을 끌지 못했는데 모이고 모여서 온 밭이 하얘지니 저리도 멋지다고 오가는 사람마다 입을 벌렸죠 어깨걸고 모여 모여 한마음 이루니 볼품없고 작은 꽃이 저렇게 멋져요 키까지 꽃 맞추어 바람에도 같이 웃고 하나로 뭉치면 힘이 나나 봐요 운동장에 하나 가득 모인 예쁜 얼굴이에요. 알 수가 없다 한금산 동시집에서

壬寅年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~♡

나이테 한금산 동시집 "할머니 나이가 몇이에요?" "여든 한 살." 나이가 아주 많아지면 나이가 더 들어설 자리가 없나보다 작년에도, 재작년에도 물을 때마다 똑같이 "여든 한 살." 할머니보다 몇배 나이가 많다는 동네 입구 그 큰 느티나무도 속이 비어 나이테를 알 수 없다는데 할머니가 느티나무를 닮아간다.

♤개 짖는 소리

개 짖는 소리 / 한금산 시골 외할머니 집에 갔다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농사일을 돕는 날이다 저녁 늦게야 일이 끝났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조용해 졌는데 산 밑 외딴집에서 컹- 컹- 개가 짖었다 앞산에 되 울려 컹- 컹- 산도 따라 울었다 조금 있으니 온 동네 개들이 따라 짖었다 온 동네가 개 짖는 소리다 개들까지도 다 모여농사일 돕는 사람들을 닮아 다 같이 짖었다 따뜻한 마음의 개들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