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 글

♤ 허물없는 친구

기찻길옆에서 靑旻 2011. 12. 21. 15:09

 

 

 

     - 허물없은 친구 -

   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
   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
   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.

    비 오는 오후나
    눈 내리는 밤에
   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

   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
   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
   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
   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

   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
    남성이어도 좋다.
   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
   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.

    다만 그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
   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
   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
   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.

   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
    수수한 멋을 알고 중후한
   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.

   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않다.
   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
   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
   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기를 바란다.

    굳이 덧 붙인다면
    어제보고 오늘 또 보아도
    십 년 만에 본듯 더없이 반가운 친구
    그런 친구 하나 있으면
    인생은 절로 살 맛이 날 겁니다.

    - 좋은글에서 옮김 -